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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Zino Francescatti - [Chaconne (1998)]

[ Zino Francescatti ]



언젠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상당히 상업적인 문구로 다가왔던 비탈리의 샤콘느는
많은 분들이 그랬을지 모르지만 나 역시 하이페츠로 맨 처음 접했다.

당시 직접 cd를 구입한 건 아니었고,
대학 1학년때 클래식을 즐겨듣던 친구에게 하이페츠 녹음반을 무작위로 돌렸다가
소위 말해 얻어걸려 듣게 된게 아마 최초인것 같다.

하이페츠의 샤콘느는 너무나 애절했다. 너무 애절해서 감정을 느낄 여유조차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날카롭게 파고든다. 사람의 감정을 칼로 벤다는 느낌이 아마 그런 것일 게다.

그에 비해 지노 프란체스카티는 조금 다르다.
사실 파가니니의 그것을 물려받은 그의 화려한 기교는,
특히 초기에 경우엔 누구 말마따나 그러한 점 때문에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다.
그때의 그는 열정이 너무 충만한 것이다. 그러다 못해 삐긋거림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음반에 실린 연주곡에서 그는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속도, 감성, 기교와 소리가 프란체스카티라는 이름으로 편곡되어 통합으로 울린다. 
난 사실 '지노 프란체스카티 사운드' 라는 말을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러한 그의 풍부한 표현력에는 나도 모르게 매료되고 말아버린다.
누군가 말한 그의 사운드 인 것이다.

실제로 국내팬들이 상당히 선호하는
타르티니 변주곡만 해도 초기 1945년 그의 연주와 이 음반에 실린 연주는 꽤 판이하다.
이 음반에 실린 프란체스카티의 연주들은 그렇게 그의 사운드를 완성해준다.
사실 절판되어 더 이상 구입을 포기할 뻔 한 음반이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쉽게 구해서 좀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 외에도 랄로, 생상, 베토벤 등 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레퍼토리도 상당히 괜찮다.
어쩄거나 최근, 실로 감명깊은 감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