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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밌는 <슈퍼스타 K3>...'지상파'와의 전쟁!

Baker 2011. 8. 20. 22:43


오디션 프로그램은 재밌다. 시청률도 잘 나온다. 그래서 TV에서 지겹도록 틀어댄다. '왜 그렇게 인기가 있을까?'에 대한 원론적인 분석에 대해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드라마가 어쩌고, 리얼이 어쩌고, 도전이 어쩌고, 이입이 어쩌고 하는 얘기는 지겹도록 많이 했고, 또 지겹도록 많이 봤으니까.

대신 이렇게 난립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좀 짚어줄 가치가 있다고 보는데, 그 가운데 지금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역시 M.net의 <슈퍼스타 K3>다.


지상파 PD들! 우리 보고 있나?!


케이블 방송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상파 전체를 위협하는 M.net의 <슈퍼스타 K3>.
ⓒ cj e&m
슈퍼스타 K3

케이블 사상 최고의 시청률. 기존 지상파 예능 PD들의 주량과 흡연량을 급격하게 올려놓은 프로그램. 지상파에서는 결코 채울 수 없었던 비어있는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프로그램. 한국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식을 정립한 이들 <슈퍼스타 K>는, 이렇게 현재까지 '시즌 3'를 맞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케이블'이 있다. 지상파에선 할 수 없는 시도, 공공의 재산인 지상파에선 할 수밖에 없는 근엄함을 걷어치운 결과다. 욕설이 가미된 독한 멘트. 선정적인 퍼포먼스. 인격을 의심하게 만드는 출연자 장사. 지상파에 묶여있던 대중들의 은밀한 수요의 크기는 현재 <슈퍼스타 K3>의 시청률의 크기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초반은 대체로 이런 식으로 간다. 흔히 말하는 자격도 안 되는 출연자들은 희화화시켜 프로그램 화제성으로 돌리는 것이다. 압축된 출연자들로 하여금 구분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대중들의 감정이입과 드라마를 부여하는 단계는 중반기. 출연자들의 진정한 실력으로 승부를 보게 하면서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후반기. 그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현재 2회까지 방송되는 <슈퍼스타 K3>의 인기는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그것과 분명히 구분된다. M.net이 CJ 계열임을 너무 티내는 그들 콘텐츠에 대한 노골적인 간접광고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야 대중들이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는가에 대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들도 이들은 이전 두 번의 시즌을 거치면서 완벽하게 학습했다는 느낌이다.

<슈퍼스타 K3>가 현재까지 가지는 성공 비결은 발군의 출연자 장사와 케이블 만의 특화된 기획력 덕분이다.
ⓒ m.net
슈퍼스타 K3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는 기획력이 '30'이면, 출연자가 '70'이다. 결국 누가 '출연자 장사'를 더 잘 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관건인데, 그러한 측면에서 케이블이 가지는 특화된 기획력을 바탕으로 <슈퍼스타 K3>가 보여주는 출연자 장사는 현재 단연 발군이다

'슈퍼스타'에 도전하는 지원자들은 말 그대로 차고 넘친다. 190만이 넘는다. 엄청난 자원이다. TV앞에 대중들은 어중간한 것을 굉장히 지루해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슈퍼스타 K3>는 이 어마어마한 자원을 가지고 웃음과 비웃음, 드라마와 코미디, 희망과 망상과 같이 어쩌면 종이 한 장차이로 갈리는 출연자들의 카테고리를 철저하게 분류해서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이 엄청난 자원 중에서 이런 식으로 카테고리를 구분하고 특화된 콘텐츠로 덧입혀놓은 1분용 상품들이 재밌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 과잉이 끼어들 여지도 없다. 거기다 이번 시즌에서 처음 시도한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해외지역 오디션 참가자들까지 합치면 이러한 이슈는 앞으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발휘할 기세다.

이것은 지상파에 비해 채널 접근성이 떨어지는 케이블이 가지는 단점을 상쇄할, 이슈에 민감한 10대와 20대들을 향한 명확한 포지셔닝으로 연결된다는 것쯤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현재 2회까지 방송된 <슈퍼스타 K3>를 먹여 살리는 1등 공신은 현재까지 누가 뭐래도 이 '이슈' 그 자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거기서 무슨 음악을 불렀는지, 어떤 음악에 춤을 췄는지가 기억이 좀 안 나긴 하다만, 이러한 이슈는 회를 거듭할 수록 출연자들의 드라마와 음악이 만나면서 또 다시 케이블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갈아치울 것이 뻔해 보인다.

 

지상파의 '반격'은 가능할 것인가?
 

9월 2일, <슈퍼스타 k3>와 정면으로 맞붙게 되는 mbc의 <위대한 탄생 2>.
ⓒ 민원기
위대한 탄생 2

자. 그렇다면 이들 <슈퍼스타 K3>에 대한 지상파들의 반격은 가능할까.

아닌게 아니라,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의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 지상파 방송 재송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CJ 헬로 비전과 방송 3사. 아울러 초특급 MC들과 인기 지상파 PD들의 종편행 사례에서 보듯이 케이블과 지상파는 현재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대립관계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슈퍼스타 K3>가 날리는 한방 한방은 지상파에게 있어선 위협 그 자체다. 분명한 것은 현재 <슈퍼스타 K3>는 지상파에선 볼 수 없는, 케이블 방송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가능성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9일 방송에서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 9.4%를 찍고, 동시간 때 방송한 SBS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기적의 오디션>(5.2%), KBS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도전자>(4.3%)를 가볍게 눌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MBC가 준비 중인 <위대한 탄생> 시즌 2가 9월 2일에 첫 전파를 타게 되면, 매주 금요일 밤에는 SBS <기적의 오디션>, KBS <도전자>, MBC <위대한 탄생 2>, M.net <슈퍼스타 K3>로 이어지는 초유의 오디션 프로그램 빅뱅이 벌어진다.

과연 최후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결국 누구 말마따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오디션 하게 된 이 상황에 끝까지 남게되는 방송은 누가 될 것인가. 전쟁은 시작됐다. 

출처 : 재밌는 <슈퍼스타 K3>...지상파 오디션은 왜 재미없지?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