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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감상문

주말 청취 목록 - 2010.09.25 ~ 09.26






1. Brook Benton <There Is Love In You (1970)>

브룩 벤튼.. 초기에 이 분의 음악을 들었을땐 역시 '왠 냇 킹 콜 짭퉁이??' 하는 기분을 지우기 힘들었다. 그리고 60년대 그의 초기 음반은 사실 노골적으로 냇 킹 콜의 그것을 따라간다. early r&b라는 옆에 붙은 장르가 좀 민망하다 할 정돈데, 물론 <Songs I Love to Sing>에서 그가 부른 곡들이 사실 재즈 스탠다드의 그것과, 당시 유행하던 빅밴드의 성격을 가진 보컬음반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내가 기대했던 초기 알앤비 스타일을 느끼기엔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다음 선택한 음반이 바로 이 음반이다. 좀 얄팍한 생각이지만, 70년대 라면 분명히 그의 색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다. 물론 이 음반에서 저음으로 낮게 깔리는 그의 음성은 다시 쟈니 하트맨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그것을 상쇄할 적당한 그루브와 활기찬 그의 음성은 브룩 벤튼의 참 모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담이지만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브룩이라는 캐릭터가 바로 브룩 벤튼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단다. 근데 단순히 원피스에 등장하는 브룩의 헤어스타일이나 느낌은 외려 스티비 우즈와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건 나 하나 뿐일까나.. 글고 난 이 음반보다는 스티비 우즈의 <Take Me To Your Heaven>를 더 자주 듣는다.. 머야 이거!


2. Four Tet <There Is Love In You (2010)>

덥스텝 장르에서 여전히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포텟의 신보다. 일렉음악 관련 커뮤니티에서 정말 예전부터 기대를 했던 음반이었는데, 역시 나오자 마자 수입반은 이미 끝장났고 이 음반 구할려면 또 해외오더 해야할 판이다.. 사실 포스트 록을 하다 건너온 분이라 그런지, 감각적이라기 보다는 음반 전체적인 구성이 상당히 잘 짜여져 아름답다는 느낌. 그 이전에 내가 처음 들었던 베리얼과 함께한 <Month + Wolf Cub>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이라면 베리얼의 음악을 좀 더 좋아하긴 한다만, 뭉툭한 베리얼과는 달리 포텟의 경우 좀 더 간결하게 스스로를 표현하면서도 상당히 직설적으로 귀에 꽂힌다. 특히 덥스텝이라 한다면 5분내외로 짧은 곡을 선보였던 dj들과는 달리, 9분이 넘어가는 love cry 같은 곡은 포텟의 내공을 그대로 드러나게 해주는 훌륭한 곡이다. 그리고 이쯤되면 엠비언트 테크노라는 난해한 장르를 이해시키는데도 제격이다. 그리고 올뮤직은 이 음반에 필립 글래스을 들먹이며 굉장히 핥고 있음. 


3. Ryuichi Sakamoto + Alva Noto <Insen Live (2006)>

용일이 형과 알바 노토가 협연했단 <Insen>의 라이브 dvd. dvd를 직접 구하진 못했고, 솔식을 통해 음원만 얻었는데 주말에 이 음원을 들으며 한창 상념에 빠졌다. 그 이전에 발표한 이 둘의 음반을 원체 좋아했던 탓도 있었지만, 주말에 우울한 일이 좀 있어서 집에 콕 박혀있을 동안 이래 저래 나를 위로한 음악들이었다.
어쨌거나 알겠지만 노이즈와 건조한 피아노가 들려주는 역설적인 만남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거대한 아티스트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아.. 몇번 듣고 잘 안들었던 진상태씨의 음반을 찾아봐야 겠다.  


링크 영상은 알바 노토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협연음반
<insen>가운데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Berlin'이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럴때 쓰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