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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에세이

Nat King Cole - [Re: Generations (2009)]

[ Nat King Cole ]



예전에도 한번 썼지만, 냇 킹 콜의 음색은 단순히 재즈보컬의 영역을 벗어나는 무언가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커트 엘링처럼 부드럽지도 않고, 멜 토메처럼 댄디하지도 않으며, 시나트라처럼 우렁차거나 토니 베넷 만큼 감성적이지도 않지만 그의 목소리는 분명히, 아주 분명히 특별하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을 대동하며 노래를 부르던 시절보다는 외려 과거 트리오 시절 직접 피아노를 치며 정제되지 않은 듯한 소리로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를 좀 더 선호하긴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3cd로 구성된 <transcriptions>에 세번째 cd를 들어보라!), 요즘같이 음악 듣기 좋아지는 계절이 오면 그런 저런 까탈스러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저 '냇 킹 콜이라면 무조건 좋다!'하는 심정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올해 발매된 <re: generations>을 들을때도 유효하다.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이래저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이 리믹스 음반은, 냇 킹 콜 본연의 음악을 발전시켰느냐 아니냐 하는 논쟁으로 좀 시끄러운 음반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즈의 역사는 따지고 보면 융합의 역사가 아니었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음반이 취향에 의한 비판은 수용가능해도 전체적인 음반의 성격으로 비난받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게 내 입장이다. 

참여한 멤버들만 봐도 상당히 쟁쟁한데, 일단 제일 눈에 들어오는 nas를 비롯하여, the roots, bebel gilberto, tv on the radio, will.i.am 이런 음반에는 절대 빠지지 않는 natalie cole 등등 딱 봐도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따라서 레게, 재즈, 록, 일렉트로닉, 힙합 등이 트랙마다 배치되어 있는데.. 글쎄, 확실히 그러한 리믹스가 냇 킹 콜 본연이 가지는 목소리의 온전함을 삼키는 맛도 없지 않아 있지만, 소리의 새로움과 냇 킹 콜 음악의 재발견은 그러한 점을 상당부분 덮어 씌워버린다.

포스트 모던과 메인스트림, 누재즈와 일렉트로닉 재즈.. 또 그 이 이후에 재즈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에 대한 거창한 이야기 이전에 냇 킹 콜의 목소리와 그의 음악은 어디서나 이렇게 듣는 이를 매료 시킨다. 그 사실은 이 음반이 어떻게 평가되느냐 하는 문제보다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며 또한 변치 않을 진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