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서 꽤 오랫동안 걸그룹과 아이돌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어린 그녀들과는 구분되는 실력파 여가수들의 음반들이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거기다 슈퍼스타 '이효리'의 컴백을 앞두고 있어 2010년 상반기 한국 가요계는 여성들의 파워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도 최근 대세인 걸그룹들처럼 가요순위프로그램이나 예능프로그램에 매번 출연해서 어린 외모나 몸매를 보여주진 못해도, 잔잔하게 우리의 감성을 뒤흔드는 그녀들의 색다른 매력들이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정인'의 첫 번째 EP <From Andromeda>
|
'정인'하면 우선 그녀가 속해있는 그룹 지플라(G.Fla)의 발칙한 싱글음반의 수록곡이었던, '음악 하는 여자'의 매력적인 보컬이 생각난다.
혹은 인디음악팬이 아니라 하더라도 리쌍의 최근 6집 <HEXAGONAL>의 타이틀곡인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의 그 목소리. 만일 그것으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리쌍 1집 <Lessang Of Honey Family>의 수록곡 'Rush'의 피처링에 참여한 그 매혹적인 여성보컬을 떠올려보자.
대한민국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목소리. 그런 그녀가 8년 만에 자신의 첫 번째 EP 음반인 <From Andromeda>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리쌍 멤버 '길'이 프로듀싱하고 이적, 타블로, 알렉스, 박정아, 하주연, 피제이 등의 호화멤버들이 피처링에 참여해 주목받았다.
선천적으로 왼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그녀가 이 음반에서 들려주는 특유의 음색과 그러한 음색에 실리는 소리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평가다.
그러한 힘 덕분에 타이틀곡인 '미워요'는 특별한 홍보활동 없이도 대중들의 입소문을 통해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에 랭크돼 순항중이다.
'빅마마'의 정규 5집 < 5 >
|
빅마마, 그녀들이 돌아왔다.
그 어떤 형태의 노래라도 자신들의 세련된 스타일로 완전히 흡수하여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빅마마. 그들이 정규 5집인 <5>로 3년여 만에 2010년 상반기 가요계에 컴백을 완료했다.
이번 음반은 등장하자마자 벅스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 그녀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다. 이번 앨범은 그녀들 특유의 보컬과 하모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수록된 곡들의 완성도가 그동안 기다렸던 팬들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그녀들의 음악은 늘 듣는 이의 감성과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음반 타이틀 곡인 '기다리다 미쳐'는 바이브, 4MEN, SG워너비의 작곡자로 유명한 류재현의 곡으로, 스타일 측면에서 빅마마의 목소리와 마찰 없이 온전히 녹아든다.
전반적으로 빅마마가 이제껏 불러왔던 노래들과 큰 차별성이 느껴지는 음반까지는 아닐지라도, 그렇기에 그녀들의 팬들이라면 아무런 고민 없이 이번 <5> 구입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확실한 건 빅마마는 역시 우리나라 최고의 보컬그룹 중 하나임을 이번 음반에서도 여실히 증명했다는 사실이다.
슈퍼스타K의 그녀 '길학미'의 <Super Soul>
|
한국에서도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신화가 재연될 것인가.
한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이라 불리며 숱한 화제를 뿌렸던 신인가수 발굴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의 길학미가 서인국에 이어 자신의 첫 번째 EP <Super Soul>을 발표하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첫 번째 트랙부터 감각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시작하는 그녀의 노래들은, 자신의 존재는 기존 걸그룹들의 음악과는 다른, 자유로운 지점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음반 전체적으로는 일렉트로닉 팝, 댄스튠과 같은 빠른 템포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한국 남자 댄스가수들의 워너비라면, 비욘세(Beyonce)와 함께 한국 여자 댄스가수들의 워너비인 리한나(Rihanna)의 향기를 그녀의 음반에서 캐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그녀가 이들을 뛰어넘는 댄스가수로 우뚝 설 수 있을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즈의 향기 '웅산'의 정규 5집 <Close Your Eyes>
|
일본의 재즈전문 잡지 <스윙저널>에서 '골드디스크'로 선정된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의 5집 <Close Your Eyes>.
고등학교 시절 비구니가 되기 위해 절에서 수행을 했고, 대학시절에는 록 밴드 보컬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재즈 보컬리스트의 삶을 사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그녀가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결심을 굳힌 그곳에는, 미국의 비운의 재즈 보컬리스트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I`m A Fool To Want You'라는 노래가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번 정규 5집 <Close Your Eyes >에서는 과거 빌리 홀리데이의 마지막 음반에서처럼 극한의 감성을 노래하지는 않는다. 대신 편안하고도 친숙한 스탠더드 곡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녀의 5집은 재즈에 특별히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도 영화나 CF에서 언젠가 들었던 그 친숙한 음악들이 웅산의 편안한 목소리와 함께 들려오기에 딱히 낯설지가 않다.
스윙시절 커다란 빅밴드 대신 모던 재즈시절, 조그마한 홀에서 연주되었을 법한 부드러운 재즈 선율이 음반을 통해 계속해서 흘러나오며, 연주자들과 보컬의 호흡 역시 듣는데 크게 무리가 없기에 재즈 입문으로 삼기에도 충분한 음반이 될 전망이다.
'송고한 글 > 오마이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평]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사랑'과 '연애'를 할 권리 (0) | 2010.06.10 |
---|---|
[리뷰] <테마게임> 시즌 2, MBC 예능 전성시대 부활 시킬까 (4) | 2010.05.27 |
[리뷰] 윤상과 이소라, 소녀시대. 과연 승자는 누가될까? (0) | 2010.03.14 |
[리뷰] 김연아와 영광스런 순간을 함께한 음악들 (4) | 2010.02.27 |
[비평] '인디'를 위한 나라는 없다! (0) | 2010.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