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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에세이

Ralph Towner & Paolo Fresu - [Chiaroscuro (2009)]

[ Ralph Towner ]



ECM 이라는 레이블을 떠올리면 그 순간 참으로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물론 이제 그 외부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쏌은 최근 욕먹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나도 약간 좀 그렇긴 한데.. 특히 그 과거에 비해 이쎔 사운드가 설득력이 좀 떨어졌달까..
그니까 한 30 여년전 예전에는 그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그들만의 사운드에서
어떠한 설득력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상실되었다는 거다.
소리는 사라지고 이미지만 남았다. 한마디로 그들만의 사운드는 그들만의 자위성 음악 아니냐는 거지.

뭐 그건 비단 이쎔문제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쏌을 거론하는 것은, 그들이 초기에 보여준 그 임팩트로 이 이후에 무언가 새로운 대안을
내 놓아 줄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오프 램프, 오픈 투 러브 때만해도 분위기 엄청 좋았을거 같다.
그리고 포스트 키스 자렛. 이쏌은 그 이후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는가 하는 문제로 들어가면 이때부터
이쏌의 까방권은 상실된다. ㅇㅇ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쏌을 찾게 되는 건 순전히 거장들 때문이다.
내가 재작년에 좀 핥았던 아르베 헨릭센, 토드 구스탚센, 시미놀로지.. 율리아 휠스만 등등이 있어도
이쏌을 찾는 이유는 순전히 이쪽 때문이다.
그 중에도 앞서 언급한 랄프 타우너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인데..
라이너를 보니 벌써 이쏌에만 22번째 리더작이란다.. ㅎㄷㄷ... 님 뭐 이쏌쪽에 지분 있으신 듯요 ㅇㅇ

그리고 느끼한 인상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파울로 프레주.. 이 냥반의 존재감은 뭐랄까..
암튼 트럼펫 소리에서 이탈리아 파르미자노 레자노가 푸슛푸슛 발사 되는 느낌이랄까..
솔까말 어딜가나 그 느낌이다.. 저번 칼라 블레이 협연 음반도 그랬다.

그래서 이 두사람의 협연이 가히 기대되었던 이 음반의 주인공은 그래도 역시 랄프 타우너다.
뭐 당연하지만..

랄프 타우너. 그는 언제나 진중하다. 음을 함부로 남발하지 않고 반드시 들려주고자 하는 음색만을 견지한다.
따라서 바깥으로 새는 음이 별로 없다.
결국 청자는 귀 기울여 들을 수 밖에 없고 그가 하고자 하는 표현력에 포커스를 맞춰 감상하게 된다.
그게 일각에서 말하는 월드뮤직적 감상이던 클래식적 감상이던 간에,
경박단소의 시대에 이러한 감상은 어떤 의미에선 상당히 상쾌한 느낌마저 전해오게 한다.
그리고 프레주의 느끼한 트럼펫은 그의 이러한 표현력과 대비된다.

음반의 타이틀인 <Chiaroscuro>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둘은 결국에 가면 섞여버린다.
이 부분에 대해선 듣는 이들마다 감상이 다를지도 모르지만,
이 둘은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그렇게 섞여버린다.
기타와 트럼펫 두 명의 구성치고는 듣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긴장감 덕분이리라.

암튼 이쏌을 계속 까도.. 계속해서 관심을 둘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대가들 덕분이다.
그건 진짜 어쩔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쏌 음반 값 좀 내려줘라..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