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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Max Richter - [The Blue Notebooks (2006)]

[ Max Richter ]



블로그에 가끔 이런저런 글들을 끄적일때, 나는 웬만하면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이 아니면 감상평을 잘 쓰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음반들은 그런 나의 나름의 원칙을 부서버릴 만큼 강렬하게 다가온다. ―..라기 보다는 이 분 앨범이 아직 국내에 수입이 안 되어있음..;;―

사실 나는 막스 리히터에 대한 뮤지션에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wav파일로 다운을 받아 아이튠즈로 처음 감상했다. 그리고는 감탄했다. '아.. 이건 또 뭐지?' 하는 기분.

건조하게 읊조리는 여성의 나레이션. 소규모의 현악구성과 한대의 피아노. 무엇보다 그것과 어우러져 나오는 일렉소리의 조화가 신선하다. 전체적인 테마는 아마도 어떤 거대한 현상에 대한 묘사를 말하는듯 한데, 그 현상은 아마도 음반 제목에도 나와있듯 결국 카프카의 그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접했던 앨범 가운데서 가장 비슷했던 느낌이라면, 크리스티안 페네즈와 사카모토 류이치의 협연 앨범인 <Cendre>이긴 하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분위기 자체는 둘다 막상막하로 삭막해도 막스 리히터 쪽이 좀 더 클래시컬하고 감성적이다. 페네즈의 뿌리는 idm이고 리히터는 클래식쪽이기 때문에 오는 차이일 수도 있지만 여하튼 감상을 평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이 앨범 최근에 아주 자주 듣는다. 그리고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다 듣고 난뒤에는 마치 심각한 로드무비를 한편 본 기분이거나 홀로 떠나는 여행을 마친 기분이다. 막스 리히터가 정해준 장소. 틸다 스윈튼이 타자기를 치며 전해주는 감정의 방향대로 나 자신은 이리저리 옮겨가며 부유하는 것이다.
 

요즘 여기저기서 어렵고 힘들다.
이럴때일 수록 음악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은 가끔 나를 몸서리 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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