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점점 멋있어지는 뮤지션이 있다.
그런 분들을 보고 있자면 꽤나, 상당히 나이듦에 대한 위안을 얻고는 하는데 알도 로마노가 좀 그렇다. 곧 잘 비교되는 다니엘 유메어(Daniel Humair)와는 달리 스무스하고 조금은 느끼한 외모로 세월에 순응한다. 이탈리아 태생이 원래 그런진 잘 모르겠지만.
토요일에 슐리펜바흐(Alex von Schlippenbach)피아노를 감상하다가 알도 로마노에 <Origine>을 다시 들었는데, 이 음반이 이렇게 좋은 음반이었는지 그동안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음반이야 상당히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조 로바노와 같이 심플한 구성으로 실험적인 포스트밥에 알도 로마노를 떠올려서 인지 약간은 심심하달까. 뭐 그래서 꽤 오랫동안 듣질 않았다가 다시 듣고는 조금 놀랠 정도.
이 음반은 상당히 잘 짜여진 음반이다. 구성으로 치자면 드레퓌스에서 나온 알도 로마노 음반가운데 단연 최고다. 브라스 섹션에 나른한 연주와 프로듀서로서의 알도 로마노의 사운드는 듣는 이를 마냥 편안하게 인도한다. 거장이 낼 수 있는 음악이다.
참여한 연주자들은 얼핏 봐도 10여명이 넘는데, 대부분 튀지않고 알도 로마노에 닦은 길을 향해 산책하듯 연주한다. 이 음반은 그래서 드러머로서의 알도 로마노는 없다. 그렇다고 이 음반이 무슨 폴 모리아 마냥 지루하게 물 흘러가는 음반은 아니고, 드러머가 아닌 멜로디스트로서의 그를 만나기에 제격인 음반이다. 시간 난다면 혼 섹션에 유니즌을 조금 귀기울여 듣는 것도 꽤 재밌다.
이렇다 저렇다 해도 역시 멋지다. 특히 맨 마지막 트랙인 'jazz messengers'은 더 말이다. 듣다가 나도 몰래 피식 웃어버렸다. 세상에. 이렇게나 멋진 할아버지가 또 있을까. 아마 팔순 되어서도 20대 여자 꼬실수 있을꺼다. 알도 로마노는 그렇더라.
아. 졸리다. 빅뱅이론 보다가 빨리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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