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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에세이

Antoine Dufour - [Existence (2008)]

[ Antoine Dufour ] 



1960년대 재즈의 기류가 모던을 벗어나 락에 시대와 결합해서 진화할때, 재즈가 포기한것은 비단 '밥(bop)'과 '스윙(swing)'만은 아니었다. 음악에서 한번에 여러음을 쏟아내기에 가장 유용한 두가지 악기인 피아노와 기타 가운데서 기타의 역할을 락의 영역에 같이 양보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 이후 재즈락이나 아방가르드, 혹은 컨템포러리나 동일한 핑거스타일 재즈 기타리스트 명단에서도 수 많은 슈퍼 기타리스트들을 배출해낸 재즈이긴 하지만, 그 힘과 영향력은 락의 기타리스트들의 비견될 정도로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되지는 못했다. 비틀즈와 우드스탁의 힘은 그렇게 꽤나 강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락의 역사에서부터 훨씬 이전인 렉타임의 블라인드 블레이크(blind blake)와 블루스의 미시시피 존 허트(mississippi john hurt)에서 부터, 찰리 크리스찬(charlie christian)과 에디 랭(eddie lang)의 스윙의 시대를 거쳐,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 조 패스(joe pass)에 이르는 모던의 굵직한 역사는 악기에서 본격적인 전기가 들어오고 그 형식이 파괴되는 포스트 모던시대 이전까지, 기타라는 악기가 100여년간 재즈에서 가졌던 무게감을 반증한다.

그 중에서 핑거스타일의 기타리스트들은 60년대 재즈락에 시대에 윈튼 마샬리스(wynton marsalis)의 전통주의 운동과 맞물려 데이브 반 론크(dave van ronk)에 의해 재편되기도 했는데, 그 방향성이 훨씬 이전인 블루스의 포크음악에 촛점이 맞춰져있긴 했지만 기타라는 악기가 이펙터를 사용하기 이전 어떤 음악을 연주했는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을 찾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파생된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들의 집결지로 자주 사용되어지는 캐나다. 그중에서도 퀘백 출신의 '앙투안 뒤푸르'(antoine dufour)는 우리에게 음반보다는 유투브에서 신들린 기타 연주 영상으로 더 잘 알려진 기타리스트다. 그런 그의 현란한 테크닉이 담긴 그의 2008년 작 <Existence>는 토미 엠마뉴엘(tommy emmanuel)의 퍼커시브 주법이 생각날 만큼 내용이 화려한데, 최근 이러한 스타일을 자랑하던 과거 그의 선배들이 최근에는 컨템포러리 씬에서 화려한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지하면 양 극으로 갈리던 기타 연주 스타일에 지겨워 하는 청자들에겐 꽤 반가운 음반이다. 
 
물론 이러한 콘셉트의 음반은 그의 트랜스크립션 홍보용이라는 평가와 아울러 전작인 <Naissance>에 비하면 사운드의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부분도 일견 보이지만, 단지 기타 한대만으로 페이즐리 밴대너를 넥의 끝에 묶고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양손을 튕기고 있을 젊은 기타리스트의 재능을 나타내기엔 부족함이 없다. 또한 기타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수많은 소리 가운데, 일렉기타와 세미 할로우 바디가 아닌 본연의 현악기로서 기타소리를 그리워 하던 청자들이나 어린 기타리스트 지망생들에겐 꽤나 경외로운 소리가 모인 음반이다. 특히 그가 짚어내는 고음의 맑은 음과 진행에 주목하라. 그러면 좀 더 즐거운 청취를 맛 볼 수 있다.